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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약제(polypharmacy) 관리와 감량(deprescribing): 약을 줄여 건강수명(healthspan) 늘리기

info-young1 2025. 9. 30. 10:41

약이 많다고 항상 안전한 것은 아니다

사람은 여러 질환을 함께 앓을수록 처방약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환자는 약이 많아지면 약물 상호작용·부작용·복약 불이행 위험이 커지고, 이는 기능 저하와 입원·사망률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의학계는 여러 약을 동시에 복용하는 다약제(polypharmacy) 문제를 중요한 공중보건 이슈로 인식하고 있으며, 불필요한 약을 체계적으로 줄이는 감량(deprescribing) 전략을 권장한다. 본문에서는 다약제가 왜 위험한지, 감량의 원리와 절차, 환자와 임상의가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 체크리스트를 제시하겠다.

약을 줄여 건강수명 늘리기

 

다약제(polypharmacy)란 무엇인가 — 규모와 현실

연구는 보통 하루 5종 이상을 복용하면 다약제 상태로 분류하는 경우가 많다. 고령 인구와 만성질환 환자는 일상적으로 5종 이상 약을 복용하는 비율이 높다. 의사는 한 질환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각각 약을 추가하다 보니, 여러 가이드라인이 중첩되어 결과적으로 환자에게 과다한 처방이 이루어지는 상황을 자주 본다. 약물 수 자체가 문제일 뿐만 아니라, 적응증 없이 장기간 유지되는 약물이 핵심 문제다.

 다약제가 해로운 이유 — 기전과 임상 결과

약물은 본래 질환을 치료하지만, 과다복용은 다음과 같은 문제를 일으킨다.

  • 약물은 서로 상호작용하여 효과를 변화시키거나 독성을 증가시킨다.
  • 약물은 진단 증상을 가리고 질병 발견을 지연시켜 불필요한 추가 약물로 이어질 수 있다.
  • 약물은 낙상·인지 저하·소화기 출혈·저혈압 등 직접적인 부작용을 증가시킨다.
    여러 코호트 연구는 다약제가 입원율·응급실 방문·사망률 증가와 연관됨을 보고했다. 의사는 특히 항콜린성 약물·벤조디아제핀·중복된 혈압·혈당 약물·불필요한 PPI(위산억제제) 등을 주목한다.

감량(deprescribing)의 근거와 목표

의사는 감량을 통해 부작용을 줄이고 삶의 질과 기능을 향상시키려 한다. 환자는 약을 줄이면 피로·어지러움·인지 저하가 개선될 수 있고, 보건 체계는 불필요한 비용을 낮출 수 있다. 임상의는 감량 목표를 **“적응증이 명확하지 않거나 위험이 이득을 초과하는 약 우선 중단”**으로 삼는다. 연구는 적절한 감량이 환자의 기능을 보존하거나 개선시키고, 일부 상황에서는 사망률 감소와도 연결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감량의 원칙 — 안전하고 체계적인 접근법

의사는 감량 시 다음 원칙을 따른다.

  1. 전면적 약물 목록 작성: 환자와 보호자는 모든 처방약·OTC·영양제·한약을 목록으로 만든다.
  2. 적응증과 치료 목표 재평가: 의사는 각 약의 현재 적응증·치료기간·예상이득·위험을 검토한다.
  3. 우선순위 설정: 의사는 중단 우선순위를 정한다(예: 명확한 적응증이 없는 약, 고위험 약, 복용 중단 시 이득이 큰 약).
  4. 테이퍼링(tapering): 의사는 갑작스런 중단으로 인한 금단·재발 위험을 고려해 서서히 감량 계획을 세운다.
  5. 모니터링 계획 수립: 의사는 체중·혈압·혈당·증상 변화를 주기적으로 점검한다.
  6. 공유 의사결정: 의사는 환자 가치·우선순위를 반영해 함께 결정한다.

임상적으로 자주 감량 대상이 되는 약물군

의사는 실제로 다음 약물군을 우선 점검한다.

  • 진정수면제·벤조디아제핀: 환자는 장기 사용 시 낙상·인지 저하 위험이 커지므로 단계적 감량 권장.
  • 항콜린성 약물(항우울제·항경련제·항히스타민 등 포함): 환자는 인지기능 저하·변비·요정체 위험을 줄이기 위해 점검 필요.
  • 프로톤펌프억제제(PPI): 환자는 장기간 사용 시 골절·감염 위험 증가하므로 적응증 재평가 후 감량.
  • 다중 항고혈압제·이중 항혈전제(복합 치료): 환자는 저혈압·출혈 위험을 고려해 재평가.
  •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NSAIDs): 환자는 출혈·신장 기능 악화 위험으로 최소 사용 권장.

환자용 실전 체크리스트 — 약 줄이기 전 준비물

환자는 진료 전 아래 항목을 준비하면 감량이 원활해진다.

  1. 현재 복용 중인 모든 약의 이름·용량·복용시간을 목록으로 작성한다.
  2. 최근 발생한 부작용·어지러움·기억력 문제 등을 기록한다.
  3. 주치의·약사·가족과 대화할 준비를 한다(우려·우선순위 공유).
  4. 약 중단 시 관찰할 증상(예: 혈압 변동, 불안 재발 등)을 숙지한다.
  5. 응급 연락처와 치료 방문 계획을 수립한다.

임상의용 실무 흐름도 (간단)

의사는 다음 단계로 감량을 진행한다.

  1. 문진·약물 목록 확인 → 2. Beers/STOPP-START 같은 위험 약물 기준으로 스크리닝 → 3. 우선 중단 후보 선정 → 4. 테이퍼링 계획 수립(예: 25%씩 감량 2주 단위) → 5. 모니터링(증상·검사) → 6. 필요시 원상복귀 또는 대체요법 도입.

생활습관과 감량의 병행 전략

의사는 약물 의존을 줄이기 위해 비약물 대안도 적극 권장한다. 환자는 다음을 실천하면 약물 의존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 영양·체중 관리: 환자는 체중 감량과 식이 개선으로 당뇨·고혈압 약을 줄일 수 있다.
  • 운동·재활: 환자는 통증·불안 완화의 대안으로 규칙적 운동을 활용한다.
  • 수면·스트레스 관리: 환자는 인지행동치료·명상으로 수면제·항불안제 의존을 낮출 수 있다.
  • 약사 상담: 환자는 약사와 함께 약물 상호작용과 대체 옵션을 검토한다.

특수 상황: 입원·전원·말기 환자에서의 고려사항

의사는 병원 전원 시 약 목록을 재검토하고, 말기 환자의 경우 삶의 질을 우선으로 삼아 불필요한 예방 약물(예: 스타틴, 일부 백신)을 중단하는 것을 고려한다. 환자는 목표치료 기간과 치료 목표가 변하면 약물도 재정비되어야 함을 이해해야 한다.

약을 줄이는 일은 장수를 위한 ‘의료의 정리’다

사람은 약을 무조건 많이 복용하는 시대를 지나, 필요한 약만 남기고 위험을 줄이는 시대로 전환해야 한다. 의사는 체계적 약물 목록화·우선순위 설정·테이퍼링·모니터링을 통해 안전한 감량을 이끌어야 한다. 환자는 자신의 약을 이해하고 의사와 협력하여 불필요한 약물을 줄이면 기능과 삶의 질을 지키면서 건강수명을 연장할 가능성이 크다.

즉시 실천 체크리스트 (환자용)

  1. 모든 약을 한 곳에 모아 목록을 만든다.
  2. 다음 진료 시 “이 약이 왜 필요한가요?”를 의사에게 반드시 묻는다.
  3. 불면제·진정제·PPI·항콜린성 약물 등 고위험 약물 여부를 확인한다.
  4. 약사와 복용 스케줄·상호작용을 상담한다.
  5. 한 달 후 복용 변화를 기록해 의사에게 보고한다.